거실 벽지 상태가 영 마음에 안 들어서
이사 온 지 2년쯤 지나니 거실 벽면 모서리 부분이 살짝 들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게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는 거다. 업체 부르자니 거실 한 면만 하기에는 출장비가 더 나올 것 같고, 결국 인터넷에서 풀바른벽지라는 걸 주문해버렸다. 합지 벽지가 3~5만 원 내외라니 이 정도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다. 배송받은 택배 박스가 생각보다 묵직해서 놀랐는데, 뜯어보니 비닐에 꼼꼼하게 싸여 있었다. 그런데 이게 막상 펴보니 길이가 상상 이상으로 길어서 거실 바닥이 아주 난장판이 됐다.
풀바른벽지를 펴는 순간 찾아온 당혹감
제품 설명에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는 접힌 부분을 펴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벽지가 풀 때문에 서로 엉겨 붙지 않게 떼어내야 하는데, 손에 묻은 풀이 끈적거려서 정말이지 불쾌했다. 혼자서 끙끙대며 2미터 넘는 길이를 벽에 붙이려니, 천장에서부터 아래로 떨어지는 벽지의 무게를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거실 버티컬을 미리 치워두지 않아서 벽지 끝이 자꾸 커튼 레일에 걸리는 통에 몇 번이나 벽지를 다시 뗐다 붙였다 했는지 모른다. 그 과정에서 벽지 한 귀퉁이가 살짝 찢어졌는데, 이미 풀이 묻은 상태라 복구도 안 됐다.
결로가 있었던 자리라 더 문제인가
가장 큰 고민은 사실 벽지를 뜯어냈을 때 드러난 벽 상태였다. 예전에 겨울마다 결로가 좀 생겼던 자리라 벽면이 살짝 눅눅했다. 업체에서는 그냥 덧방하라고 했지만, 곰팡이가 조금씩 보이니까 차마 그냥 덮을 수가 없더라. 결국 다 긁어내고 말리느라 시간을 꽤 썼다. 토요일 오전 10시에 시작했는데, 벽지 말리고 정리하는 데만 오후 4시가 훌쩍 넘었다. 배관 구멍 같은 곳은 실리콘으로 메워야 한다고 어디서 본 것 같아서, 근처 철물점에서 4천 원짜리 실리콘을 사다 발랐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실리콘이 삐져나와서 벽지에 다 묻고,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마르고 나니 나타나는 기포들과 미묘한 차이
도배를 다 끝내고 나니 나름 뿌듯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기포가 군데군데 올라와 있었다. 전문가들이 하면 깔끔하게 펴진다던데, 내가 붙인 건 여기저기 울퉁불퉁해서 마치 벽에 지도가 그려진 느낌이다. 햇빛이 비칠 때마다 그 굴곡이 적나라하게 보여서 괜히 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기존 벽지랑 새로 산 합지 벽지 색깔을 나름 맞춘다고 맞췄는데, 막상 붙여놓고 보니 미세하게 톤이 달라서 자꾸 눈이 간다. 누구는 금방 한다고 하던데, 나는 반나절을 꼬박 썼는데도 이 모양이다.
이 정도면 그냥 살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지금은 그냥 쳐다보면서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다. 가구라도 갖다 놓으면 좀 덜 보일까 싶어서 책상을 벽 쪽으로 바짝 붙여봤는데, 확실히 가려지니 좀 낫다. 사실 돈을 조금 더 주고 사람을 불렀으면 스트레스는 덜 받았을 것 같은데, 결과물만 놓고 보면 반반이다. 돈은 아꼈지만 내 주말이 사라졌고, 벽지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나중에 또 도배할 일이 생기면 그때는 과연 직접 할지, 아니면 돈을 주고 전문가를 부를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지금은 일단 눈에 익을 때까지 그냥 두려고 한다.

벽지 붙이는 게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네요. 결로 때문에 벽 상태가 좋지 않아서 더 힘드셨을 것 같아요.
결로 때문에 벽면 상태가 더 안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해본 바로는 습기가 심하면 벽지 자체가 변색되거나 들뜨기 쉬운데요.
벽지가 찢어진 게 너무 아쉽네요. 특히 풀 때문에 붙이기 어려웠던 부분 생각하면 더 답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