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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하나 도배하려다가 일이 커져서 당황했던 기록

시작은 그저 낡은 벽지 하나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안방 한쪽 벽면만 다시 할 생각이었다. 구축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전체 인테리어는 예산 때문에 엄두도 못 냈고, 그냥 전 주인이 살면서 벽에 붙여둔 스티커 자국이나 좀 가리자는 생각뿐이었다. 시흥 사거리 근처에 있는 동네 인테리어 가게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려봤는데, 방 하나만 도배하는 건 사실 별로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 요즘은 다들 30평대 아파트 전체 도배를 선호한다고 하더라. 10평대 원룸이나 작은 방 하나는 인건비 맞추기도 애매하다고 들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부탁해서 주말에 시간을 맞췄는데, 막상 도배사님이 오셔서 벽지를 뜯어보시더니 한숨부터 내쉬셨다.

뜯어보니 시작된 예상치 못한 문제들

벽지를 걷어내니 안쪽 석고보드가 습기를 먹어서 곰팡이가 잔뜩 피어 있었다. 그냥 겉에 도배만 덧대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했던 내가 너무 순진했다. 도배사님 말씀으로는 이게 단순 도배 문제가 아니라 밑작업을 제대로 해야 나중에 다시 들뜨지 않는다고 했다. 그 순간부터 예산이 머릿속에서 꼬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예상했던 방 하나 도배 비용이 30만 원 선이었는데, 밑작업이랑 부자재 비용이 추가되면서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걸 그냥 덮어버릴까, 아니면 제대로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돈을 조금 더 쓰기로 결정했다. 이미 일을 벌인 마당에 대충 끝내면 찜찜할 것 같았다.

일정이 꼬여버린 이삿짐 보관의 고민

공사 일정을 잡으면서 진짜 골치가 아팠던 건 바로 짐이었다. 나는 금천구 쪽에서 안양 만안구로 이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도배 공사 기간이랑 이사 날짜가 하루 이틀 어긋나면서 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막막했다. 보관이사를 알아보니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더라. 시흥사거리 근처 보관 창고들은 이미 꽉 차 있었고, 결국 조금 떨어진 곳까지 차를 타고 가서 상담을 받았다. 짐을 옮기고 다시 가져오는 비용까지 합치니 도배보다 이사 비용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입주 청소만 하고 들어갈 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잠시 들었다.

결과물에 대한 묘한 만족과 찝찝함

도배는 끝났지만 사실 마음이 100% 편하지는 않다. 새로 바른 벽지가 기존 벽지와 색감이 미세하게 달라서 조명을 켜면 티가 확 난다. 도배사님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거라고 하시는데, 내 눈에는 여전히 띄는 것 같다. 요즘 시흥시에서 지원하는 집수리 사업 같은 것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정보를 모아볼 걸 그랬다. 동네관리소에서 공구라도 빌려서 내가 좀 더 세심하게 마무리를 해볼까 싶기도 한데, 이미 지쳐버려서 당분간은 벽을 쳐다보고 싶지 않은 상태다.

정리되지 않은 남은 생각들

결국 인테리어라는 게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걸 이번에 절실히 느꼈다.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깔끔하게 변신하는 드라마 같은 결과는 아니지만, 그래도 곰팡이 냄새가 사라진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까. 비용도 비용이고, 사람 부르는 일 자체가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다음에 만약 또 이런 일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꼼꼼하게 견적을 비교하고 미리미리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당분간은 이 상태로 살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무엇보다 이사하면서 짐 보관하느라 썼던 돈이 제일 아깝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인가 보다.

“방 하나 도배하려다가 일이 커져서 당황했던 기록”에 대한 2개의 생각

  1. 벽지 아래 석고보드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심하더라고요. 저도 처음에 겉면만 덧칠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제대로 해야 나중에 다시 들뜨지 않아서 생각해보니 예산이 많이 불어나는 게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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