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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아파트 도배하다가 짐 옮기는 게 제일 힘들 줄은 몰랐다

덜컥 시작한 도배의 시작

이사 오고 나서 3년 정도 살았나. 현관 입구 쪽 벽지가 예전부터 조금씩 들떠 있긴 했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니까 완전히 곰팡이 꽃이 피더라. 처음엔 그냥 대충 닦아내면 되겠지 싶었다. 근데 이게 습기를 머금으니까 냄새까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도배를 새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솔직히 거실 전체를 다 하기는 부담스럽고, 현관이랑 거실 벽면만 부분적으로 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봤다. 김포 쪽 도배 업체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려봤는데, 다들 전체 시공 아니면 스케줄 잡기가 애매하다는 식으로 돌려 말하더라. 실크 벽지로 할지 합지로 할지 고민도 많았다. 실크가 예쁘긴 한데 가격 차이가 꽤 났다. 평당 단가로 따지면 합지보다 1.5배는 더 나가는 것 같아서, 결국 현관 포인트 벽면만 실크로 하고 나머지는 그냥 깔끔한 흰색 합지로 타협을 봤다. 전체 예산을 100만 원 초반대에서 끊고 싶었는데, 막상 인건비랑 부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소리를 들으니 속이 좀 쓰렸다.

견적을 받을 때의 기묘한 느낌

오늘의집 같은 플랫폼에서 견적을 내보면 바로 가격이 뜨긴 한다. 근데 막상 전문가분이 집에 와서 직접 벽 상태를 보고 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벽지가 너무 오래돼서 밑작업이 더 들어가야 한다’거나 ‘곰팡이 제거를 제대로 안 하면 금방 다시 올라온다’는 말을 듣는데, 안 할 수도 없지 않은가. 곰팡이 때문에 뜯어낸 벽지 안쪽 상태를 보고 나니까 덜컥 겁이 났다. 그냥 겉에 덧방 치는 수준이 아니라 다 뜯어내고 건조까지 해야 한다더라. 이때 들었던 비용이 대략 120만 원 정도였다. 내가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부자재 가격이 3.3㎡당 50%나 올랐다는 뉴스를 얼핏 본 기억이 났는데, 그게 정말 남의 일이 아니었다. 특히 실크용 벽지랑 풀, 부자재값 상승폭이 꽤 커서 생각보다 예산이 20만 원 정도 초과됐다.

짐 옮기기와 기다림의 연속

시공 당일, 아침 8시쯤 기사님 두 분이 오셨다. 사실 벽지 바르는 것보다 짐 옮기는 게 더 난리였다. 신발장에 있던 짐들을 거실 한복판으로 다 꺼내놓고 나니 집이 좁아터질 지경이었다. 현관 쪽 벽지 작업을 하시는데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민망해서 방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벽지 뜯어낼 때 나는 그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거실 전체에 퍼지는데, 아, 이걸 내가 직접 셀프로 하겠다고 덤볐으면 아마 이틀은 앓아누웠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기사님들 손놀림이 정말 빠르긴 했는데, 중간중간 벽지 이음새를 맞추느라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니 전문가를 부르길 잘했다 싶으면서도, 왜 이렇게 비쌀까 싶은 이중적인 마음이 계속 들었다.

실크 벽지의 애매한 만족감

시공이 끝나고 벽지가 마르기까지는 2~3일 정도 걸린다고 했다. 처음에는 벽지가 우글우글해서 ‘이거 망한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팽팽하게 펴지는 걸 보니 신기하더라. 흰색 실크 벽지는 확실히 광택이 있어서 고급스럽긴 한데, 이게 나중에 때가 타면 어떡하나 걱정도 된다. 사실 합지로 했어도 충분히 깔끔했을 것 같은데, 굳이 실크를 고집했나 싶기도 하고. 인테리어라는 게 참 끝이 없다. 하나를 고치면 그 옆에 있는 몰딩이 눈에 거슬리고, 몰딩을 바꾸고 나면 바닥 장판 색깔이 마음에 안 들고. 도배 하나 했을 뿐인데 집 분위기가 싹 바뀌어서 기분은 좋은데, 통장 잔고를 보니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끝맺지 못한 찜찜함

다 하고 나니 현관은 깨끗해졌는데, 이제는 거실 조명이 문제다. 벽지가 하얘지니까 누런 조명이 너무 도드라져 보인다. 도배할 때 조명도 같이 바꿀걸 그랬나. 이런 사소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벽지 시공은 끝났지만, 사실 이게 완벽한 해결책인지는 모르겠다. 곰팡이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습도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데, 우리 집 구조상 여름에는 어쩔 수 없이 결로가 생길 텐데 말이다. 그냥 또 2~3년 살다가 곰팡이 올라오면 그때 또 업체 불러야지, 하는 마음으로 마음을 접기로 했다. 완벽하게 해결했다는 기분보다는, 그냥 숙제 하나를 대충 넘긴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김포 외곽이라 업체 부르는 것도 은근 눈치 보이고 신경 쓰였는데, 일단락됐으니 그걸로 만족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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