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로 내려와서 산 지 벌써 꽤 되었는데, 사실 처음 이 집을 구할 때만 해도 큰 문제 없을 거라 생각했다. 바다가 가까운 아파트라 뷰 하나 보고 덜컥 계약했는데, 막상 짐을 다 빼고 보니 벽지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누렇게 변색된 건 둘째치고, 구석구석 곰팡이인지 뭔지 모를 얼룩들이 벽을 뒤덮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대충 닦아내고 살까 싶었는데, 막상 거실 천장에 내려앉은 벽지 틈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도배 견적 때문에 동네를 세 바퀴나 돌았다
처음에는 업체 몇 군데에 전화해서 견적을 물어봤다. 25평 아파트 전체를 도배하는 비용을 물어보니, 생각보다 금액이 꽤 컸다. 방염벽지인지 일반 벽지인지에 따라서도 가격 차이가 나고, 특히 거제도라는 지역 특성상 인건비가 육지보다 약간 더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곳은 150만 원을 부르고, 어떤 곳은 200만 원 넘게 이야기해서 당황스러웠다. 결국 업체에 맡기려던 마음을 접고, ‘그냥 내가 한번 해볼까’ 하는 안일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게 고생의 시작이었다.
재료 사러 가서 든 생각들
동네 근처 벽지 가게에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사장님이 꽤나 무뚝뚝하셨다. 거실 천장 도배는 생각보다 난도가 높다고 겁을 주시는데, 그때 그냥 말을 들었어야 했다. 소폭 합지랑 부자재 몇 개를 샀는데, 생각보다 비용이 꽤 들었다. 한 30만 원 정도 쓴 것 같은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인건비 아끼려고 몸을 혹사한 셈이다. 벽지랑 풀, 그리고 붓이랑 칼을 챙겨서 집에 오는데 벌써 진이 다 빠지는 느낌이었다. 25평 아파트라고 해도 막상 천장까지 다 뜯어내고 다시 바르려니 앞이 막막했다.
천장 도배는 정말 할 짓이 아니었다
벽면은 어떻게든 붙이겠는데, 천장은 정말 고역이었다. 팔을 계속 들고 있어야 하니 10분만 지나도 어깨가 저려왔다. 특히 거실 천장 한가운데가 울퉁불퉁해서 평평하게 펴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풀을 바른 벽지가 무게 때문에 자꾸 내 얼굴 위로 쏟아지는데, 순간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싶었다. 예전에 친구가 도배는 기술자한테 맡기는 게 돈 버는 거라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도 이미 일을 저질렀으니 멈출 수도 없고, 땀인지 풀물인지 모를 액체가 얼굴에 묻은 채로 계속 벽지를 붙였다.
마무리 못한 채 어영부영 하루가 지났다
오후 2시쯤 시작한 일이 어느덧 밤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거실은 대충 마무리했는데, 작은방은 손도 못 댔다. 벽지는 군데군데 겹쳐져서 모양이 이상하고, 모서리는 제대로 맞지도 않았다. 그래도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깔끔해졌다고 애써 위로하며 장비를 정리했다. 막상 다 끝내고 보니 전문가들이 왜 그 돈을 받는지 뼈저리게 알 것 같았다. 거제도 습기 때문에 벽지가 제대로 마를지조차 걱정이다. 다음 날 출근해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벽지는 여전히 조금씩 들떠 있다. 그냥 내일은 그냥 다 잊고 바다나 보러 갈까 하는 생각뿐이다.

벽지 틈새에 곰팡이 얼룩이 정말 많았네요. 그 정도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 같아요.
거제도 곰팡이 진짜 심하네요. 제가 살던 곳도 벽지 상태가 좋지 않아서, 오래된 집 구할 때 항상 벽지 확인을 꼭 해요.
천장 도배 정말 힘들었겠네요. 팔꿈치 부상 경험자로서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