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거실 천장을 멍하니 보다가 깜짝 놀랐다. 작게 피어있던 누런 얼룩이 어느새 손바닥만 한 크기로 번져 있었다. 처음엔 그냥 습기가 찼나 싶어서 드라이기로 살살 말려볼까 생각도 했다. 인터넷에서 실크벽지 보수 검색을 해보니 다들 전문가를 부르라고 하던데, 괜히 10평 남짓한 공간에 사람 부르기도 좀 그렇고 비용도 비용이라 일단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마음먹었다.
셀프 도배가 만만하지 않았던 이유
처음엔 다이소에서 파는 보수용 벽지 스티커 같은 걸 사서 붙이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천장을 올려다보며 작업을 시작하려니 목이 너무 아팠다. 한 10분쯤 낑낑거렸나, 벌써 팔이 저리고 눈으로 먼지가 계속 떨어져서 안경을 썼는데도 눈이 따가웠다. 알고 보니 그게 그냥 벽지가 아니라 예전에 누가 덧방으로 시공해놓은 초배지였다. 겹겹이 쌓인 종이를 뜯어내느라 칼을 들고 1시간을 씨름했는데, 결과물은 정말 엉망이었다. 예쁘게 붙이는 건 고사하고 벽지랑 기존 벽지 사이의 단차를 맞추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은 몰랐다.
실크벽지의 까다로운 성질
실크벽지는 일반 합지랑은 확실히 달랐다. 겉면이 비닐 코팅된 것처럼 되어 있어서 풀이 잘 스며들지도 않고, 무늬를 맞추려고 하면 계속 어긋났다. 내가 샀던 벽지가 1롤에 대략 3~4만 원 정도 했는데, 연습 삼아 한 번 실패하고 나니 이미 돈 반은 날아간 기분이었다. 사실 사람을 부르면 깔끔하게 해결될 일인데, 괜히 10만 원 아껴보겠다고 이 난리를 치고 있나 싶어서 현타가 왔다. 양재동 인근에서 가게 하시는 분께 전화해서 물어보니 인건비랑 자재비 합쳐서 20만 원은 잡아야 한다고 했다. 진작 부를 걸 그랬나 싶다가도, 이미 시작한 일을 여기서 멈추기도 애매했다.
천장 틈새의 정체불명 얼룩
벽지를 뜯어내다 보니 천장 석고보드 모서리 쪽에서 미세하게 물기가 느껴졌다. 이게 그냥 결로였으면 좋겠는데, 계속 만져보니 눅눅함이 가시질 않는다. 누수 전문 업체는 무조건 천장을 다 뜯어야 한다고 하던데, 그러면 비용이 수백 단위로 깨질 것 같아서 겁이 났다. 일단은 곰팡이 방지제를 바르고 며칠 말려두기로 했다. 벽지를 덮어버리면 안에서 계속 썩어갈 것 같아서, 당분간은 그냥 얼룩진 채로 두는 게 마음 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기술직의 노고를 몸소 체험하다
뉴스를 보면 도배나 타일 같은 현장 기술직 몸값이 사무직 초임을 넘어서기도 한다는데, 이번에 직접 해보니 그 이유를 확실히 알겠다. 단순히 벽지를 붙이는 게 아니라, 벽면 상태 확인하고 초배지 고르고 풀 농도 맞추고 수평 잡는 모든 과정이 정말 중노동이다. 나는 겨우 한 면 뜯어내고 붙이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쑤시는데, 이걸 매일 직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대체 어떻게 하시는 걸까.
여전히 끝나지 않은 보수 작업
결국 천장 벽지는 반쯤 붙이다가 말았다. 풀이 마르면서 벽지가 쪼그라드는 바람에 가장자리가 살짝 들떴는데, 다시 떼어서 풀을 바르기엔 너무 지쳤다. 내일 퇴근하고 와서 다시 붙여보든가, 아니면 그냥 며칠 더 두고 볼 생각이다. 완벽하게 고치려는 강박을 좀 버려야 마음이 편한데, 막상 눈앞에 보이는 얼룩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깔끔하게 싹 새로 하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부족하고 체력도 바닥났다. 내일은 좀 더 잘 붙여지려나, 아니면 그냥 업체를 부를까, 지금도 여전히 결정하지 못했다.

초배지 때문에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안 돼요. 저도 벽지 붙일 때 항상 꼼꼼하게 덧대는지 확인 안 하니까 이런 문제 생기는 경우가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