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업체 전화 돌리던 날의 기억
결혼하고 이사 온 지 벌써 3년이 넘었는데, 안방 한쪽 벽지가 아이가 장난치다 찢어놓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대충 스티커라도 붙여서 가릴까 싶었는데, 눈에 한 번 거슬리기 시작하니까 도저히 안 되겠더라. 아산 지역 도배 업체 몇 군데를 추려 전화했더니, 다들 방 하나만 하는 건 좀 애매하다는 반응이었다. 최소 시공 비용이라는 게 있어서 차라리 안방 전체를 다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시는데, 이게 말처럼 쉬운가. 방 하나 도배하는 데 예상했던 것보다 가격 차이가 커서 고민이 깊어졌다.
패턴 벽지가 생각보다 고르기 어렵더라
그냥 무난한 흰색으로 할까 하다가, 기왕 하는 김에 조금 다른 느낌을 내보고 싶어서 샘플지를 구경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도 패턴 벽지들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는데, 화면으로 보는 거랑 실제로 벽에 붙여보는 거랑 느낌이 너무 다르다. 친구는 방산시장 쪽 대동벽지 같은 곳에 가서 직접 보고 고르라는데, 거기까지 갈 엄두가 안 나서 그냥 동네 벽지 가게에서 적당히 추천해 주는 걸로 골랐다. 사실 여기서부터 조금 불안했다. 내 취향인지 그냥 유행인지 알 길이 없었으니까. 샘플지에선 세련되어 보였는데 막상 집 안방 조명 아래에 대보니 너무 촌스러운 게 아닌가 싶어 밤새 고민만 했다.
철거 과정에서 마주한 불쾌한 현실
업체 분들이 와서 기존 벽지를 뜯어내는데, 그 과정이 참 뭐랄까. 보이지 말아야 할 벽 속의 상태가 드러나는 기분이었다. 곰팡이가 살짝 핀 부분도 보이고, 누군가 예전에 대충 덧방 시공을 해놓은 흔적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벽지 철거비가 따로 들어간다고 해서 속으로 좀 아까웠는데, 막상 이렇게 지저분한 벽면을 보고 나니 돈을 더 주고라도 깨끗하게 밀어버리는 게 맞았구나 싶었다. 옆에서 보고 있으려니 괜히 먼지도 많이 날리는 것 같고, 내 살림에 흠집이라도 날까 봐 계속 신경이 쓰여서 방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서성거렸다.
30평 아파트 도배 비용과 현실적인 고민
대략적으로 30평 아파트 기준으로 전체 도배를 할 때랑 방 하나만 할 때랑 견적을 뽑아보니, 역시 인건비가 문제였다. 자재값보다는 결국 사람을 불러서 작업하는 비용이 핵심이다. 업체 사장님은 ‘어차피 이럴 거면 거실까지 다 하시지 그러냐’며 넌지시 물으시는데, 그 한마디가 참 무겁게 다가왔다. 지금 당장 여유 자금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렇게 뜬 거실 벽지를 보면 또 한숨이 나오고. 결국 안방만 하고 끝냈는데, 거실 벽지와 안방 벽지의 경계가 너무 선명해서 오히려 이질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여전히 조금은 아쉬운 마무리에 관하여
시공이 다 끝나고 나니 처음에 걱정했던 것보다는 깔끔하게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찢어졌던 구석 부분을 쳐다보게 된다. 벽지 풀이 완전히 마르기까지 며칠은 걸린다는데, 왠지 모르게 모서리 부분이 살짝 들뜬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도배를 새로 했다고 말하기엔 조금 쑥스러운 완성도랄까. 바닥 장판이랑 벽지 색감이 묘하게 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해서, 다음번에는 아예 바닥까지 싹 다 바꾸는 대공사를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 도배라는 게 한 번 시작하면 끝이 없는 것 같다. 당분간은 그냥 이 상태로 만족하며 살아야지 다짐하지만, 밤에 불을 끄고 누우면 자꾸만 벽면이 신경 쓰이는 건 왜일까.

벽지 풀 마르는 건 정말 괴롭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밤에 계속 벽을 쳐다봤어요.
벽지 풀 마르는 거 진짜 신경 쓰이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몇 날 며칠 밤을 새웠던 기억이…
벽지 샘플을 보면서 인터넷으로 보는 것과 실제 벽에 붙여보는 차이가 정말 크네요. 제가 생각해보니,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도 디자인 선택이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