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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도배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가 당진까지 가서 고생만 했네

셀프 도배는 생각보다 몸이 먼저 고생한다

처음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유튜브에서 풀발린 벽지를 주문해서 붙이면 끝이라는 영상을 보고, 15평 정도 되는 작은 방 하나는 금방 끝낼 수 있을 거라 자만했던 거다. 당진으로 이사 오면서 짐 정리도 제대로 안 된 상태였는데, 벽지 상태가 너무 엉망이라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었다. 집주인은 예전 세입자가 험하게 썼다며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고, 전문 업체를 부르자니 천장 도배 비용까지 합쳐서 견적이 수십만 원을 훌쩍 넘어가니 덜컥 겁이 났다. 결국 싼 맛에 합지 도배지를 주문했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벽지 고르는 것부터가 고민의 연속

화이트 벽지라고 다 같은 화이트가 아니더라. 어떤 건 너무 푸른빛이 돌고, 어떤 건 아이보리에 가까워서 섞어 쓰면 영 이상할 것 같았다. 샘플을 다 받아볼 수도 없어서 대충 후기 많은 걸로 골랐는데, 막상 뜯어보니 질감이 너무 얇아서 벽면의 울퉁불퉁한 자국이 다 비칠 것 같았다. 접착 벽지를 써볼까 싶었지만, 나중에 이사 나갈 때 원상복구 비용 문제로 집주인과 옥신각신하기 싫어서 그냥 일반 합지로 결정했다. 예산은 20만 원 이내로 잡았는데, 풀발린 벽지가 생각보다 무거워서 택배 박스만 세 개가 왔다.

천장 작업에서 무너진 계획

벽면은 어떻게든 붙였는데, 천장은 정말 지옥이었다. 사다리 위에서 팔을 계속 들고 있어야 하니 10분도 안 돼서 어깨랑 목이 뻣뻣하게 굳었다. 땀은 비 오듯 흐르는데, 벽지는 자꾸 자기들끼리 붙어서 엉망이 되고 손에는 풀 범벅이 됐다. 천장 도배 비용을 아끼겠다고 무리한 건데, 차라리 그 돈 주고 전문가를 부르는 게 내 몸과 정신 건강에 훨씬 이득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그냥 대충 겹쳐서 붙였는데, 나중에 보니 이음매가 다 벌어져서 엉망이었다.

부분 도배로 타협하기까지

결국 반쯤 하다가 지쳐서 거실 쪽은 그냥 놔두기로 했다. 방 두 곳만 겨우 끝냈는데, 곰팡이가 피었던 자리는 약품 처리를 제대로 안 해서 그런지 며칠 지나니까 벽지 사이로 곰팡이 냄새가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했다. 곰팡이 방지제를 넉넉히 발랐어야 했는데, 그냥 겉만 덮으면 되는 줄 알았던 내 무지가 문제였다. 당진의 습한 날씨를 내가 너무 우습게 본 건지, 아니면 그냥 내 실력이 부족했던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아직도 남은 찜찜한 기분

전체 도배를 다 끝내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마무리된 방을 볼 때마다 헛웃음이 나온다. 돈을 조금 아끼겠다고 주말 이틀을 온전히 쏟아부었는데, 완성도는 업체가 하는 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남은 벽지 박스 처리는 또 어쩔 건가. 좁은 방구석에 쌓아둔 박스를 보며, 다음 이사 때는 도배 비용을 미리 예산에 넣고 고민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깔끔하게 전문가에게 맡기고 남는 시간에 잠이라도 자는 게 나았을 것 같다. 지금도 천장 모서리가 조금씩 들떠 있는데, 이걸 다시 붙여야 할지 그냥 이대로 살아야 할지 매일 아침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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